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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2021-05-30 가톨릭신문 특집[생명을 수호하는 사람들]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4-17
조회수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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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학대 예방과 인권 증진에 힘쓰는 서울특별시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노년기, 누구나 경험하게 될 미래’라는 인식부터
무료 급식소 찾은 어르신 통해 가정 내 학대 심각성 깨달아
2000년부터 신고 전화 운영
노인학대 관련 상담 비롯한 일시 보호·예방 교육 등 진행


“어르신~ 잘 계셨어요?”

“어이구~ 예쁜 사람, 얼마나 좋은지 몰라~ 어서 와. 어서 와.”

5월 20일 오후 3시20분, 서울특별시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이하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임송아(30) 사회복지사가 문을 두드리며 인사하자 정OO(84) 어르신이 만개한 웃음을 지으며 현관문을 연다. 20여 년 전 재혼 후 계속된 새 남편의 폭력과 폭언에 참다못해 올 3월 경찰에 신고한 정 어르신은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으로 연결돼 현재까지 임 사회복지사와 10여 회 상담했다. 전화·방문 상담으로 그간의 수모와 괴로움, 마음고생들을 모두 털어놓은 정 어르신은 “이제는 남편이 때리지도 않고 집안일도 많이 하고 나도 마음이 편해졌다”며 “지금은 너무 살 만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연락할 걸 왜 그렇게 참고만 살았을까 싶다”며 “용기를 내 신고해야 한다. 송아씨에게 너무 고맙다”고 밝혔다.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관장 박진리 수녀)은 2004년 12월 정식 설립된 국내 최초 노인보호전문기관이다. 2000년 서울 방배동에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던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이하 수녀회)는 당시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에게 가정 내 학대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노인학대 실태 조사를 벌였다. 그 후 상당수 노인이 학대 경험을 안고 있는 등 그 심각성을 인지한 수녀회는 전국에 있는 수녀원 전화를 이용해 노인 학대 상담을 진행했고, 이것이 2004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이어지면서 해당 활동은 국가와 지자체 사업으로 전환됐다.

노인학대 방지와 학대받는 노인 보호를 위해 현재 전국 17개 광역 자치 단체에 36개 노인복지전문기관이 있고, 이곳에서는 노인학대 관련 상담과 일시 보호, 예방 교육, 캠페인 등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은 36개 기관 중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만 수녀회가 운영하고 있다.
 

서울특별시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박진리 수녀와 임송아 사회복지사가 5월 20일 정OO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학대 피해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러한 노인학대 예방과 문제해결을 위해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는 ‘노인 존중’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매달 어르신 5명 이상을 새로 만나고 있고, 100건 이상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임송아 사회복지사는 “상담을 하다 보면 단순히 노인, 학대 피해자라기보다는 인생을 열심히 살아온 한 인격체라는 점을 많이 느낀다”며 “이분들의 삶과 소통 방식을 이해·존중하고 표현 방법도 조율해 가다 보면 부모와 자녀, 어르신과 어르신 간의 갈등이 많이 풀린다”고 설명했다.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박진리 수녀 역시 “가까울수록 존중·이해·배려를 해야 하는데, 노인학대 가해자 순위를 보면 아들·배우자 등의 순으로 가까운 사람들 안에서 학대가 일어나고 있다”며 “표현 방식이나 속도, 처지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박 수녀는 “노인을 기피할 대상이 아니라 누구나 걸어가야 할 미래로 보고 존중하는 가정과 사회가 됐으면 한다”며 “저희도 노인학대 문제해결을 위해 가족이 해체되는 것이 아니라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인학대 신고·상담 1577-1389(신고인 신분 보장, 112로도 신고 가능)

※문의 02-3472-1389 서울특별시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